[OSEN=잠실, 지형준 기자] “형, 여기서는 어떻게 던져요?”
키움 안우진이 돌아왔다. 신인 정현우와 박정훈 사이, 질문에 답을 들려준 건 '멘토' 역할을 자처한 안우진이었다.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군 복무를 마친 안우진이 1군 엔트리에 등록되며 선수단에 합류했다.
안우진은 17일 사회복무요원 소집 해제 직후 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퓨처스팀 자체 청백전에 등판한 뒤, 추가 훈련 과정에서 어깨 부상을 입어 수술을 받게 되며 계획이 변경됐다.
구단은 안우진이 재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의료 지원에 집중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최근 안우진이 시즌을 선수단과 함께 마무리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전달했고, 확대 엔트리 등록 요청을 해오면서 구단은 논의 끝에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안우진은 정규시즌 최종전인 30일 고척 SSG전까지 남은 7경기 동안 더그아웃에서 선수단과 함께할 예정이다.
취재진의 관심 속에 모습을 드러낸 안우진은 선수단 미팅에서 “옆에서 많이 도와 드리겠습니다. 응원도 열심히 하고, 오늘도 이겼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하며 환영의 박수를 받았다.
실제로 이날 안우진은 더그아웃에서 정현우와 박정훈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 이야기를 건넸고, 두 신인 투수는 안우진 옆을 떠나지 않은 채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정현우는 “(안)우진이 형이 경기 상황마다 ‘여기서는 이렇게 던지는 게 좋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는 게 더 낫다’는 식으로 계속 설명을 해주셨다. 같은 선발투수다 보니 선발 루틴 같은 부분도 물어봤다”고 말했다.
박정훈도 “경기를 보면서 관련된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 (안)우진이 형에게 슬라이더를 어떻게 잡는지, 상황별 카운트에서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등도 물어봤다”고 전했다.
둘은 남은 시즌 동안 안우진에게 더 많은 피드백을 받고 싶다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정현우는 “던지고 난 뒤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대된다. 앞으로 같이 운동하는 날도 기다려진다”고 했고, 박정훈은 “앞으로도 옆에서 계속 물어보면서 많이 배우고 싶다. 오늘 이야기했던 슬라이더는 직접 던져보고 피드백도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우진은 “나도 프로 초창기에 선배들과 대화만 나눠도 큰 힘을 얻었던 기억이 있다. 비록 부족하지만, 알고 있는 것을 나누려 한다. 어린 후배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라운드 위가 아니더라도, 더그아웃에서 후배들과 나누는 짧은 조언 한 마디, 눈빛 하나가 큰 울림이 될 수 있다.
팀과 함께하는 마지막 7경기, 안우진은 말과 눈빛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