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FA 이적생 투수 엄상백(29)이 2군에 다녀온 뒤 살아났다. 3경기 연속 5이닝 이상 2실점 이하 투구로 안정을 찾았다. 2경기 연속 9개의 삼진을 잡아낼 만큼 공에 힘이 넘쳤다.
엄상백은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치러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4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하며 한화의 3-2 승리에 발판이 됐다.
2-2 동점 상황에서 내려가 승패는 기록하지 않았지만 시즌 평균자책점을 5.82에서 5.59로 낮춘 엄상백은 지난 6일 광주 KIA전에 이어 2경기 연속 9탈삼진 경기로 구위를 과시했다.
지난달 15일 대전 두산전에서 2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5실점 패전을 안은 뒤 2군에 내려가 재정비한 엄상백은 복귀 후 이날까지 3경기에 승리는 없지만 16이닝 19탈삼진 6실점 평균자책점 3.38로 반등에 성공했다.
1회 시작은 불안했다. 두산 1~2번 정수빈과 오명진에게 연이어 우전 안타를 맞은 뒤 양의지에게 중견수 키 넘어가는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허용했다. 계속된 무사 2,3루에서 김재환을 2루 땅볼 유도했지만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추가 실점. 하지만 이어진 1사 3루에서 김동준을 체인지업으로, 케이브를 하이 패스트볼로 연속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이어 2회에는 이유찬을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박준순을 커브로 투수 땅볼 유도했다. 이어 김민석도 바깥쪽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아 헛스윙 삼진 잡고 삼자범퇴 요리했다. 여세를 몰아 3회에도 삼자범퇴. 정수빈을 몸쪽 직구로 헛스윙 삼진, 오명진을 몸쪽 낮은 직구로 루킹 삼진 잡은 뒤 양의지를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시키며 9타자 연속 범타를 잡았다.
4회에는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우측 2루타를 맞아 득점권 위기에 몰렸지만 김동준을 좌익수 뜬공, 케이브를 2루 땅볼 처리한 뒤 이유찬을 바깥쪽 직구로 루킹 삼진 잡으며 실점 없이 극복했다.
5회에도 첫 타자 박준순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엄상백은 김민석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정수빈과 8구 승부 끝에 1루 땅볼을 유도하며 이어진 2사 2루. 오명진 상대 5구째 직구가 폭투로 이어지면서 2사 3루가 됐지만 다음 공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아웃시키며 위기를 넘겼다.
6회 시작부터 불펜에 넘긴 엄상백은 총 투구수 90개로 마쳤다. 최고 시속 149km, 평균 145km 직구(27개)보다 체인지업(33개)을 더 많이 던지면서 커브(17개), 투심(11개), 커터(2개)를 구사했다. 직구를 결정구로 잡은 삼진이 5개로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경기 후 엄상백은 “1군 말소 후 기술적인 것보다 마인드적으로 바꾸려 했다. 너무 잘하려고 했다. 오늘도 1회 2점 주고 쭉 갔는데 원래 그랬던 것이 그동안 안 됐다”고 말했다. 지난겨울 4년 최대 78억원 조건으로 FA 이적한 뒤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려 스스로 쫓겼고, 2군에 내려가 초등학교 시절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돌아보며 초심을 찾았다.
투구수 90개로 5이닝 만에 내려간 것이 많이 아쉬웠던 모양이다. 엄상백은 “5회 위기를 막고 오랜만에 짜릿했고, 6회에도 던지고 싶어서 (양상문) 코치님께 생떼를 부렸는데 코치님이 끊어주셨다. 115구까지는 던질 수 있는 체력이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다음 경기에서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승부욕을 불태웠다.
11경기에서 아직 1승에 그치고 있지만 1군 복귀 후 3경기 연속 5~6이닝 2실점 투구로 한화의 선두권 싸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엄상백은 “개인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팀이 이겨서 전혀 아쉽지 않다. 초반보다 컨디션이 점점 올라오고 있는데 상위권에 있는 팀에 누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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