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마무리투수 김서현(21)이 시즌 첫 실점과 패전 충격을 하루 만에 극복했다. 그것도 1점차 터프한 상황을 공 9개로 깔끔하게 끝냈다. 강속구만큼 회복 탄력성도 빠르다.
김서현은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2-1로 앞선 9회초 구원등판, 1이닝을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막고 한화의 1점차 승리를 지켰다. 시즌 7세이브째.
김서현에겐 전날(25일) KT전 시즌 첫 실점과 패전 충격이 남아있었다. 1-1 동점으로 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유준규와 권동진에게 볼넷을 내준 뒤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결승점을 허용했다. 이날 등판 전까지 이어온 13경기 11⅔이닝 무실점 행진도 끝나면서 ‘미스터 제로’ 수식어도 잃었다.
그로부터 24시간도 흐르지 않아 김서현에게 다시 등판 기회가 주어졌다. 이번에는 2-1, 1점차 리드 상황. 전날 안 좋은 기억이 남아있었지만 김서현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첫 타자 허경민에게 초구 시속 155km 직구를 존에 넣어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째 시속 156km 직구로 유격수 땅볼 아웃.
이어 장성우 상대로도 1~3구 연속 직구를 던졌다. 3구째 직구는 시속 157km까지 찍혔다. 이어 4구째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기세를 올린 김서현은 문상철도 3구 삼진 요리했다. 초구 직구 파울, 2구째 슬라이더 헛스윙 이후 3구째 슬라이더를 한가운데로 넣어 허를 찔렀다. 루킹 삼진으로 경기 종료. 총 투구수 9개로 직구 6개, 슬라이더 3개 투피치였다. 직구 구속은 최고 시속 157km, 평균 155km.
경기 후 김서현은 전날 경기에 대해 “솔직히 설명이 힘들 정도로 힘들었다. 마무리를 하고 나서 처음으로 패전이 된 거라 더 크게 왔다”며 “최근 볼넷이 많았고, 주자를 무료로 내줬던 게 아쉬웠다. 오늘은 깔끔하게 막아서 뭔가 좀 한이 풀린 느낌이었다. 그래서 포효를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전날 첫 실점과 패전 여파였는지 이날은 몸살 기운도 있었다. 김서현은 “어제 감기 기운이 조금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몸살도 조금 걸렸다. 최대한 휴식을 하면서 경기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했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믿어주신 덕분에 이렇게 던질 수 있었다.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서현 말대로 앞서 3경기에서 3이닝 동안 볼넷 5개로 제구가 흔들렸는데 양상문 투수코치와 한화 불펜포수로 함께하는 친형 김지현 씨의 조언에 힘을 얻었다. 김서현은 “최근 볼넷이 많아 양상문 코치님과 친형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아 보인다. 오늘은 아무 생각하지 말라. 넌 무조건 파워 피처이니까 그거 하나만 밀고 나가면 이길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얘기를 생각하고 던졌는데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고마워했다.
이날은 첫 타자 초구부터 5구 연속 직구만 던지며 힘 대 힘으로 과감하게 존을 공략했다. 김서현은 “양상문 코치님이 ‘변화구를 많이 던지는 것이 너한테 오히려 안 좋을 수 있다’고 하셨다. 포수 (최)재훈 선배님도 웬만하면 변화구보다 직구로 가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날은 직구로 먼저 카운트를 잡고 슬라이더를 결정구로만 활용하는 식으로 김서현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올해 세이브 7개 중 4개가 1점차라는 점도 김서현의 마무리로서 특장점을 잘 보여주는 수치. 2023년 데뷔 후 1군 3시즌 통산 72경기 74⅓이닝 동안 피홈런이 1개(2023년 4월28일 대전 NC전 오영수)로 장타를 맞지 않아 1점차도 부담이 없어 보인다. 그는 “1점차에 많이 나와서 그런지 편하하게 느끼는 것도 있다”며 “어제 경기로 인해 많은 걸 느꼈다. 감독님이 말씀대로 제게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선배님들도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조금 더 노력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김서현은 앞서 2경기에서 양말을 올려신는 농군 패션을 버리고 이날부터 다시 원래대로 바지를 내려입었다. 김서현은 농군 패션에 대해 “(바지) 찢어서 버렸다”며 “그냥 한 번 입어본 건데 성적이 안 좋았다. 바지 기운이라는 걸 저는 안 탈 줄 알았는데 처음으로 그런 것을 경험했다. (농군 바지) 다 버렸어요”라며 다시는 농군 패션을 시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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