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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날 띄우면 건방져져서 갈길 잃는다” 900승 대업, 김경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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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이 6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와 4승을 더하며 마침내 900승 사령탑으로 우뚝 섰다.

한화 이글스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7차전에서 6-1로 승리했다. 

한화는 3연전 기선제압과 함께 2연패에서 탈출하며 시즌 28승 2무 34패를 기록했다. 6일 수원 KT 위즈전 이후 4경기 만에 승리를 맛봤다. 

선발로 나선 새 외국인투수 하이메 바리아가 6이닝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 호투로 KBO리그 데뷔 2경기 만에 첫 승을 올렸다. 이어 한승혁(1이닝 무실점), 박상원(1이닝 무실점), 김범수(1이닝 무실점)가 뒤를 든든히 지켰다.타선에서는 노시환, 이재원이 멀티히트, 장진혁이 2타점으로 활약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3전4기 끝 사령탑 통산 900승 고지를 밟았다. 김응용(1554승), 김성근(1388승), 김인식(978승), 김재박(936승), 강병철(914승)에 이은 KBO리그 역대 6번째 대기록이다. 

다음은 ‘900승 사령탑’ 김경문 감독과의 일문일답. 

-900승 달성 소감은

선수들이 많이 부담스러워했다. 지난 주말 경기 내용이 그래서 내심 오늘 첫 경기를 잘 풀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내 기록은 그렇다 치더라도 시리즈 첫 경기를 이렇게 이겨서 선수들과 팬들에게 고맙다. 

-감독 첫 승을 거둔 경기가 기억나는지 궁금하다

-데뷔전을 KIA랑 했던 거 같다. 상대 감독이 김성한 감독이었다. 그런데 졌던 거 같다. 

-그 동안 시간을 돌아본다면

구단에서 결정해서 이렇게 날 다시 써줬기 때문에 현장에 돌아올 수 있었다. 900승에 대한 생각을 못하고 있을 때 한화에서 날 믿고 불러주셨다. 그래서 이런 승리도 하게 됐다. 너무 고맙다. 또 두산에서 처음 감독을 했지 않나. 두산에서 날 믿어준 게 발판이 돼서 지금까지 감독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스태프들에게 너무 고맙다. 또 뒤에서 응원해준 팬들도 고맙다. 나 혼자 된 게 아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승리는

생각이 잘 안 난다. 그런데 일단 지난주 홈 3연전이 잘 안 돼서 굉장히 힘들었다. 1승이란 게 어떨 때는 쉽게 되지만 또 어떨 때는 귀중하다. 감독이 배울 때가 있다. 오늘 우리 외국인선수가 빠진 가운데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이긴 거라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더 자랑스럽다. 기쁘다.

-900승을 달성하면서 쟁쟁한 명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감독은 오래 하고 시간이 흐르면 승리가 자연스럽게 많이 따라오게 된다. 절대 나 혼자 되는 건 아니다. 고마운 사람들이 참 많다. 이제 오늘 승리는 또 잊고 내일 류현진 선수가 던지니까 그 경기를 준비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899승을 달성한 뒤 나흘의 시간은 어땠나 

사실 나는 900승에 대한 큰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선수들이 생각을 많이 하고 있더라. 그래서 부담을 조금 내려주고 싶었는데 오히려 선수들이 날 홀가분하게 해줬다. 상대 투수 공이 쉽게 칠 수 있는 공이 아닌데 집중해서 잘 쳐줬다. 고참들이 솔선수범해서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 선수들과 스태프 칭찬을 많이 해 달라. 날 자꾸 띄워주면 건방져져서 갈길을 잃는다. 구단, 스태프, 선수, 팬들을 잘 부탁드린다. 

-바리아의 호투가 승리에 원동력이었던 거 같다

선발이 처음 만난 상대한테 6회까지 던져주니까 너무 고마웠다. 본인이 6회까지 던진다는 걸 미리 결정하고 경기를 마쳤다. 사실 오늘 밀리면 아무래도 상대 타격이 좋아 조금 불안했을 텐데 이겨서 마음이 홀가분하다. 

-1000승에 대한 욕심은

그건 내년 일이다. 900승은 잊고 우리가 5위팀과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매 경기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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