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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이닝 169구’ 투혼의 가을…“지쳤냐고요? 너무 행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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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모두가 지난해 가을을 혹사라 말했지만 홍건희(30·두산)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에게 그 가을은 2011년 프로 데뷔 후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홍건희는 지난해 트레이드 2년만에 두산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성장했다. 65경기 6승 6패 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2.78의 호투로 팀의 극적인 정규시즌 4위를 이끈 뒤 포스트시즌에서 이영하와 함께 사상 첫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홍건희는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난 트레이드로 팀을 옮겨 빛을 본 케이스다. 2020년 두산에 와서 한 시즌을 잘 치르다보니 완전히 적응을 했다. 감독님께서 중요한 상황에서 믿고 기용해주셨다”며 “그래서 작년에는 심리적으로 많이 편했다. 처음에 두산에 왔을 때 ‘네 구위를 믿고 과감하게 승부해라’, ‘잠실구장 성적이 좋으니 그걸 믿고 공격적으로 승부하라’는 조언을 따라 계속 믿고 던졌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뿌듯해했다.

지난해 백미는 포스트시즌이었다. 두산 선발진이 외인 듀오의 부상 이탈로 최원준, 곽빈, 김민규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홍건희가 이영하와 함께 필승 스윙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미라클에 큰 힘을 보탰다. 7경기 10이닝 169구. 홍건희가 작년 가을 선보인 투혼이었다.

홍건희는 “아무래도 2020년에 처음 한국시리즈를 경험해봐서 분위기가 익숙했다. 생각보다 편하게 던졌다”며 “(이)영하랑 둘이 많이 던져서 중간투수들의 과부하, 체력 저하 등도 많이 들었는데 솔직히 난 행복하게 야구했다. 물론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해보고 싶어도 못하는 무대가 한국시리즈다. 지친 것보다 행복하게 야구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예상대로 11월 9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었다. 당시 선발 최원준이 4⅓이닝(2실점)만에 마운드서 내려갔지만 홍건희가 바로 등판해 3이닝 1실점 52구 역투를 뽐내며 감격의 구원승을 따냈다. 이는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뒷받침한 귀중한 승리였다.

홍건희는 “포스트시즌에서 그렇게 잘 던진 경험이 없다. 1차전이 끝나고 인터뷰를 하는데 ‘내가 이렇게 잘했구나’ 하면서 뿌듯함을 느꼈다”며 “그 때는 내가 잘 막으면 승기가 넘어와서 한국시리즈에 갈 수 있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더 집중하고 힘을 줬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다행히 현재 몸에는 큰 이상이 없다. 물론 새 시즌이 돼봐야 보다 정확한 상태가 나오겠지만 혹사 후유증은 크게 없는 모습이다. 홍건희는 “시즌 끝나고 메디컬 체크를 했고, 지금 개인 운동하면서도 체크를 하는데 큰 이상은 없다”며 “많이 던진 것 때문에 주변에서 걱정을 해주신다. 그러나 몸이 나름 튼튼하다. 체력은 자신 있다. 부모님이 건강하게 낳아주신 덕분이다. 감사하다”고 여유를 보였다.

지난해 호투 요인을 또 하나 꼽자면 투수조장이라는 보직에서 오는 책임감이 있었다. 홍건희는 “솔직히 두산 와서 투수조장까지 할 줄은 몰랐다. 그래도 동생들이 추천해서 된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책임감 있게 이끌어보자는 생각을 했다”며 “후배들이 알아서 잘 따라와 주고, 선배들도 편하게 잘해주셔서 부담은 전혀 없었다. 믿고 맡겨주신 자리라 책임감을 가지려고 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홍건희는 올해 역시 두산의 투수조장을 계속 맡을 전망이다. 그는 “캠프에 가봐야 알겠지만 작년 시즌 도중 내가 내년까지 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라고 웃으며 “또 하게 된다면 애들이 날 믿고 맡겨주는 것이니 열심히 또 책임감을 갖고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제 KIA 시절 그토록 바랐던 선발 보직에 대한 욕심은 사실상 내려놨다. 대신 불펜에서 작년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게 새로운 목표다.

홍건희는 “물론 마음 한편에는 선발 생각이 있지만 이제 나이도 있고 중간에서 잘하고 있어서 이 자리에서 성적 내는 게 맞다고 본다”며 “대신 올해는 작년보다 평균자책점을 낮춰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또 항상 그랬듯 안 아프고 풀타임을 뛰며 최대한 많은 경기와 이닝을 책임지고 싶다”고 밝혔다.

두산 팬들도 더 이상 홍건희를 보며 떠난 류지혁이 떠오르지 않는다. KIA 시절 강속구를 갖고도 좀처럼 꽃을 피우지 못했던 홍건희 본인이 스스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결과다. 올해도 홍건희는 두산 불펜의 핵심 필승 카드다.

홍건희는 “트레이드 때만 해도 많이 부족했고, 자리를 잡은 선수가 아니라서 의구심이 들었을 텐데 팬들의 마음을 돌리는 건 내가 잘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다행히 두산에서 잘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 이제 앞으로도 그런 모습만 보여드릴 테니까 지금처럼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또 팬서비스도 잘하는 선수로 거듭나겠다”고 두산 팬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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